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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중국 모바일 게임, 예전과는 차이나!

글쓴이 benjamin() 2017년 05월 10일

우리나라 모바일 게임 시장은 4조 원 규모로 세계 3위입니다. 시장 규모가 큰 만큼 해외 게임 업체들이 진출하고 싶은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여러 나라에서 만들어진 게임이 국내에 상륙해 있지만, 그중에서도 우리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위협적인 존재가 있습니다. 다름 아닌 중국! 
초창기 중국 게임 시장은 단순히 우리나라의 게임을 수입하여 유통하거나 베끼는 데에만 치중했습니다만, 최근에는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기술력과 개발력을 인정받으며 오히려 게임 대국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중국 게임의 영향력 확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안드로이드 이용자가 91%에 달하기 때문에 순위 수치는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중국은 모바일 게임 노다지!

Game Chinese 라고 쓰인 휴대전화를 든 손2011년 이후 중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매년 약 60%씩 성장해왔고, 2015년 기준 모바일 게임 유저 수는 3억 6,600여만 명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아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중국 유저(6.57억 명)의 절반만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중국 킹넷 상하이의 게임 퍼블리셔 김두일 고문의 인터뷰에 의하면 이미 사용자 포화 상태로 다른 게임의 사용자를 빼앗아야 하는 국내 실정과 달리 중국에서는 매년 수천만 명의 신규 유저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 전까지 스마트폰 게임 한 번 해 본 적 없는 진짜 ‘새로운(New)’ 사용자들 말입니다. 이는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2014년까지 중국에서 개발한 게임은 그래픽이나 콘텐츠 수준이 조악하고 초라했습니다. 하지만 ‘경험이 곧 역량이다’라는 말을 몸소 증명하듯 중국은 폭발적인 게임 사용자 증가와 함께 세계 여러 게임을 수입하고 모방하면서 자체 개발력을 쌓았습니다. 그 결과 중국은 게임을 ‘수입’하던 나라에서 ‘수출’하는 나라가 될 만큼 가파르게 기술이 성장했죠.

KOCCA 2015 콘텐츠 산업 통계조사 보고서 중 게임산업 지역별 수출액 현황 중국이 322오 1위이며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온라인 게임 해외수출 규모는 2005년 0.07억 달러에서 2014년 30.76억 달러(약 3조 7천억 원)로 438배 증가하였으며, 그중에서 모바일 게임의 수출 규모는 41.4%인 12.73억 달러(약 1조5천억 원)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2015년 세계 게임 산업의 지역별 수출액 현황에서도 중국의 게임 수출 규모는 32.2%로 세계 1위입니다. 

규모의 성장과 비례하여 강화된 게임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역량을 바탕으로 이제 중국은 다른 나라의 게임 시장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리학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가까운 우리나라의 모바일 게임 시장이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문화는 한류(韓流), 게임은 중류(中流)?

‘뮤오리진’, ‘검과 마법’, ‘아이러브니키’라는 게임을 들어보셨나요? 세 모바일 게임의 개발사는 모두 중국입니다. 최근 들어 사용자들 사이에 “우리나라 게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중국 게임이었더라”와 같은 반응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러브니키’는 중국 회사가 만들었다고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높은 수준의 그래픽과 콘텐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IGAWorks 2016 상반기 게임 카테고리 결산 보고서 중 2015-2016 상반기 탑10 퍼블리셔 비교 중국인 퍼블리셔가 2016년 처음으로 순위권 안 8위에 등장했다

2015년까지 중국은 국내 게임 시장에 진출할 때 대부분 우리나라 게임 퍼블리셔를 통해 게임을 유통하는 비율이 더 높았습니다. 2015년 10월 구글 플레이 매출 100위 중 중국산 게임은 총 27개로, 이 중 국내 게임 업체를 통한 퍼블리싱 게임은 14개(52%), 직접 중국 본토에서 퍼블리싱하거나 지사가 퍼블리싱 한 게임은 13개(48%)였습니다. 하지만 2016년 10월에는 100위권 안에 중국산 게임은 총 24개, 그 중 국내 업체를 통한 퍼블리싱은 7개(29%), 직접 또는 지사가 퍼블리싱 한 사례가 17개(71%)에 달해 1년 사이 국내 업체를 거치지 않는 경우가 급속도로 증가했습니다.

그래프1 게볼루션에서 집계한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탑100 그래프<그래프1>을 보면 중국 자체 퍼블리싱이 증가하고 있음을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2016년 상반기 매출 TOP10 게임 퍼블리셔 리스트에 중국 유명 게임 퍼블리셔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더군다나 중국의 텐센트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온라인 게임 제작사 ‘라이엇 게임즈’와 모바일 게임 제작사 ‘슈퍼셀’을 인수하였고, 우리나라의 대표 모바일 게임 업체인 ‘넷마블 게임즈’와 ‘네시삼십삼분’에 투자함으로써 게임 시장 내 지배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중국 게임 기업이 적극적으로 한국 진출을 꾀하는 이유는 일본, 미국에 이어 전 세계 3위인 구글플레이 매출 규모 외에도 중국과 한국 게임의 그래픽이나 유행하는 게임 장르, 게임 내 콘텐츠, 시스템 등이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표와 같이 한국과 중국에서 인기 있는 모바일 게임 장르는 RPG, 전략시뮬레이션으로 비슷합니다.

2016 한국 중국 모바일 게임 랭킹 RPG 전략시뮬레이션 등 게임 종류가 유사하다

문제는 실력이 아니라 새로운 콘텐츠

글로벌 시대인 지금 중국 게임이 우리나라에서 성과를 올리는 것은 막을 수는 없겠지만, 이러한 위기를 초래한 국내 게임 시장의 문제를 찾아 해결함으로써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산 게임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내 게임 업체들의 안이함이 있었습니다. 국산 게임 몰락의 과정을 들여다 보면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칩니다.

  1. 인기 IP나 장르에 치우쳐 차별성 없는 미투 게임 양산 후 일본식 확률형 과금 유도
  2. 국내 사용자들은 “과금만 유도하는 국산 게임은 무조건 거른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됨 
  3. 새로운 콘텐츠보다 마케팅과 확률 게임에 기댄 신작을 출시하며 사용자 외면 악순환
  4. 국내 사용자들, 참신하고 플레이한 만큼 보상하는 해외 게임에 집중

중국 게임 흥행 원인은 개발 실력 보다는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고민과 노력 덕분으로, 국내 게입 업계의 게으름이 현재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래에도 지금과 같이 경기 침체, 유저들의 낮은 안목을 탓하며 새로운 콘텐츠 개발 고민을 미루고 단기 수익 창출에만 집중한다면 모바일 게임 순위에서 국산 신작을 찾아보기 어렵게 될 것입니다. 300억을 투자한 ‘서든어택2’가 런칭 23일 만에 서비스를 종료하고, 700억을 투자한 ‘블레스’가 고전하는 현재 PC 온라인 게임 시장처럼 말이죠.


한때는 게임강국이라 불리던 우리나라는 PC와 모바일 시장에서 이미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세이브와 로드는 게임에서만 가능함을 명심하고, 시장의 주체 중 하나인 게임 업체들이 적극적인 개선 의지와 행동으로 토종 게임이 중국을 뛰어넘어 세계를 휘젓는 날이 다시 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