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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소셜 미디어, 소통이 아닌 쇼핑 플랫폼으로

글쓴이 Michael() 2017년 12월 01일

처음 소셜 미디어(Social Media)가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세계 곳곳의 낯선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도구의 탄생에 열광했죠. 하지만 광고 기능이 강화된 이후 소셜 미디어는 소통보다는 홍보와 마케팅의 장으로 변모되었습니다. 이제 사용자가 직접 쇼핑 가능한 플랫폼으로 또 한 번 변신을 꾀하는 소셜 미디어의 현재를 살펴봤습니다.


쇼핑몰이 된 타임라인

2017년 국내 모바일 쇼핑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9% 이상 증가하여 최대 42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폰 보급률과 가격 비교 및 구입의 편의성은 온라인 쇼핑 시장이 성장하는 데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에 소셜 미디어 또한 발 빠르게 광고와 제품 구매기능을 슬쩍 타임라인 안에 끼워 넣고 있습니다.

초기 소셜 미디어에서의 쇼핑은 직접 결제가 가능한 커머스(Commerce) 기능을 갖추고 있지 않았습니다. 2014년 트위터(Tweeter)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아마존(Amazon)과 공동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한 ‘#AmazonCart’ 이벤트를 예로 들 수 있는데요. 아마존 링크를 포함한 특정 상품의 트윗을 사용자가 리트윗하며 #AmazonCart 해시태그를 달면, 바로 사용자의 계정과 연동된 아마존 장바구니에 해당 제품이 저장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는 단문 위주의 소셜 미디어인 트위터의 영역을 마케팅, 구매 유도의 도구로 확장시켰죠. 

페이스북 마켓 플레이스 현재 소셜 미디어 중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과 이용자 수를 자랑하는 페이스북(Facebook)은 2016년 급증하는 개인간 직거래 시장을 포착하고 10월 ‘마켓 플레이스(Market Place)’라는 서비스를 런칭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상품 판매를 원하는 사용자가 자신의 상품을 업로드하면 다른 사용자가 이를 구매할 수 있도록 연계해주는 기능입니다. 사용자는 카테고리나 가격, 판매 위치 등 필터링을 통해 원하는 상품을 쉽게 검색할 수 있습니다. 초기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의 18세 이상 성인에게만 제공됐던 이 서비스는 올 상반기에 판매자가 7%나 증가하고, 지난 5월 미국에서만 1천 800만 아이템이 거래되는 등 인기를 끌며 유럽 17개국에 서비스를 확대했습니다. 또한 미국에서는 자동차, 부동산 중계 기업들과의 협업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Instagram)의 쇼핑 기능은 보다 능동적입니다. 2016년 말 인스타그램은 온라인 쇼핑 플랫폼 업체 쇼피파이(Shopify)와 손잡고, 사용자가 이미지 속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툴을 앱에 직접 도입했습니다. 업체의 인스타그램 사진 아래에 표시된 ‘TAP TO VIEW PRODUCTS’ 버튼을 탭하면 사진 속 각 제품들의 명칭 및 가격이 표시되고, 그 중 관심 제품을 다시 탭하면 제품 상세 정보로, ‘Shop Now’를 탭하면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로 바로 연결됩니다. 사용자는 이를 통해 인스타그램 앱을 떠나지 않고도 손쉽게 타임라인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죠. 현재 국내에서는 ‘지금 구매하기’, ‘더 알아보기’ 버튼으로 구현되고 있으며, 포스트 영역의 텍스트 링크를 허락하지 않는 인스타그램의 정책을 보완하는 마케팅 도구로 활발히 쓰이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의 숍 나우 기능

또 다른 이미지 기반의 소셜 미디어 핀터레스트(Pinterest) 역시 지난 달 쇼핑과 연결되는 ‘핀코드(Pincodes)’라는 기능을 추가로 런칭했습니다.  

또 다른 이미지 기반의 소셜 미디어 핀터레스트Pinterest 역시 지난 달 쇼핑과 연결되는 기능을 추가로 런칭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원 형태의 특정 코드를 핀터레스트 앱 카메라(Pinterest Lens)로 인식, 같은 쇼핑몰의 비슷한 가격대 상품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장에 원하는 상품이 없을 경우 핀코드를 통해 검색하여 재고를 문의하거나, 온라인으로 주문도 가능해 기업은 재고와 진열 상품 관리의 공을 줄일 수 있고, 사용자는 두 번 걸음 할 필요 없이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QR코드처럼 인식 후 특정 페이지로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런칭과 동시에 의류업체인 노드스트롬은 물론, 기아자동차, 리얼심플 매거진 등 다양한 업체들이 앞다투어 핀코드 도입을 발표했습니다. 

아마존 스파크 온라인 쇼핑몰의 최강자라 할 수 있는 아마존은 아예 구매력 높은 고객들을 위한 소셜 미디어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지난 7월 발표한 ‘스파크(Spark)’는 아마존 앱에 포함된 소셜 미디어 서비스로, 유료 멤버십인 프라임 회원 전용입니다. 사용자는 스파크에 자신이 구매한 제품 이미지를 업로드하고, 그에 대한 후기와 활용법 등을 게시합니다. 5개의 관심 카테고리를 지정하면 핀터레스트와 유사한 이미지 피드가 제시되며, 사진 속 제품을 클릭해 상세 정보와 구매 페이지로도 이동 가능합니다. 제품에 대한 실사용 후기를 확인하고 스마일 버튼으로 공감을 표시해 다른 구매자와 소통도 할 수 있죠. 아마존은 스파크를 통해 제품 후기 및 쇼핑 행태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며, 추후 이를 바탕으로 개인에게 꼭 맞는 제품 추천 서비스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메신저, 또 하나의 거대한 쇼핑 플랫폼

개인 소통의 가장 주된 도구인 모바일 메신저 역시 쇼핑 기능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습니다. 일찌감치 자신들의 미래가 메신저에 있다고 단언했던 페이스북은 별도의 앱으로 메신저(Facebook Messenger)를 분리한 뒤 챗봇(Chat bot)을 도입, 사용자가 기업 계정의 챗봇과 대화하며 상품 구매 및 결제, 여행상품 예약, 뉴스 추천, 날씨 확인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2016년에는 메신저 내에서 제공해온 개인간 송금서비스에 이어, ‘금융결제 기능’을 도입하여 주문에서 결제, 배송 확인까지 가능한 커머스 플랫폼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미 선물하기, 플러스톡, 장보기 등의 기능으로 커머스 영역을 넘나들던 카카오톡(KakaoTalk)이 ‘카카오톡 스토어’를 런칭하며 본격적인 쇼핑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 스토어는 메신저 내에 여러 개 업체가 입점되어 원하는 브랜드의 페이지에서 상품을 검색∙문의하고, 결제까지 가능한 서비스입니다. 이로써 카카오톡은 중국의 위챗(Wechat)처럼 예약, 예매, 쇼핑이 가능한 모바일 종합 플랫폼에 한 발 더 다가가게 되었습니다. 

일본의 라인 쇼핑

경쟁사인 네이버의 라인(Line)은 메신저 점유율 1위를 달리는 일본에서 앱을 통해 추가 회원가입이나 로그인 없이 제품 구매가 가능한 ‘라인 쇼핑’을 런칭, 100일 만에 천만 이용자를 돌파했습니다. 더불어 식료품을 주문하거나 배달시키는 ‘라인 데리머’ 역시 태국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며 커머스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들이 앞다투어 커머스 기능을 추가하고, 쇼핑 플랫폼으로 전환을 꾀하는 것은 단순히 사용자의 소비를 부추기기 위함만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쇼핑 습관 데이터이며, 이를 통해 좀 더 개인화 된 정보와 제품을 제시하는 서비스를 완성하는 것이죠. 소셜 미디어는 사용자의 쇼핑 주기와 패턴을 통해 소비 행태를 면밀히 분석하고, 소비자는 경험을 통해 자신에게 더욱 편하고 적합한 구매 방법을 찾습니다. 그 사이 소셜 미디어의 쇼핑 플랫폼 역시 진화를 거듭하겠죠. 미처 검색을 하기 전, 제품 사용 주기나 취향을 고려해 내게 먼저 구매를 제안하는 챗봇 메시지나 피드를 받게 될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